밴드 소란을 좋아하고 있다. 애인과 이별 후에 충동적으로 갔던 연말 단독 콘서트 ‘CAKE’에서 소위 덕통사고를 당했다. 뭐가 그리 좋았을까. 조명과 무대 효과를 만빵 활용하며 등장한 것, 무대에 설치된 화면을 활용해서 떼창을 유도하던 것, 옆 사람과 인사하고 손뼉을 마주치며 ‘북유럽 댄스’를 춘 것, 이 모든 것을 재미있게 설명하던 영배찡의 언변. 그리고 ‘고백직전’이라는 곡을 슬레이스벨 울리는 소리와 함께 시작하던 영배찡의 환한 미소. 이후에 ‘LIVE THEY’에 가서 사인회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고, 영배찡에게 사인을 받으며 이런 말을 했다.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공연 보러 왔다가 완전 괜찮아졌어요." 다정한 영배찡은 사인을 해주며 공연 보러 와줘서 고맙다고, 남자친구랑 헤어져서 어떡하느냐고 말했다..
[웹진 '날것'] 14호 웃기고 싶어요. 그런데 페미니즘도 하고 싶어요. - 도라희년 희년 인생 28년. 나의 강점과 장점은 바로 남을 웃기는 것이다. 나는 사람을 웃기는 걸 좋아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로 인해 상대방이 박장대소하면서 기뻐하는, 행복해하는 모습을 통해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 나의 모부 말씀에 의하면 나 어릴 적, 말도 못하는 아이가 ‘소양강 처녀’ 음악이 나오면 박자를 탔고, 말이 트이기 시작했을 때에 숟가락을 잡고 노래 한 곡을 뽑아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엄마, 아빠는 나를 데리고 다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내가 있는 곳은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귀여운 나의 재롱에 어른들이 쥐어주는 만원의 지폐는 꽤 쏠쏠했다. 타고난 기질과 무대 위에 많이 서 본 후천적 경험이 더해져, ..
[웹진 '날것']12호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서 - 새말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가정의 달 5월이 시작되었다. 어린이주일, 어버이주일 등의 일정으로 교회도 분주한 한 달을 보내고 있다. 가정에 대한 예배를 드리고 설교를 듣고 이야기 나누면서 우리는 자식으로서, 어머니, 아버지로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배우고 생각해보게 된다. 창세기에 아담은 하와를 만나 가장 작은 공동체인 가족을 형성한다. “아담이 이르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창 2:23)”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창 2:24)” 교회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그 사이에 아이가 있는 형태의 가족을 하나님이 만드신 질서, ‘정상가족’이라고 가르친다. 현대 사회에서..
[웹진 ‘날것’] 11호. “찬양유감” - 오스칼네고양이 노래방 좋아하십니까? 저는 왠만해서는 노래방에 잘 가지 않는 편입니다. 노래하는 것을 싫어하느냐고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노래 좀 하네’라는 소리 한 번을 들어보지 못했어도 저는 제가 부르는 노래가 싫지 않습니다. 집에서 샤워할 때, 혼자 있을 때,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할 때마다 좋아하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못내 발산하지 못한 흥을 뿜어내곤 합니다. 그럼에도 노래방은 저에겐 가고 싶지 않은 장소입니다. 노래방에 가면 ‘잘 부르진 못해도 적어도 흥을 띄우는 노래를 선곡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밀려오기 때문입니다. 분위기를 맞추지 못하면 핀잔을 받을 것이 분명하니까요. 적어도 제가 노래방에 다니던 시절에는 그랬습니다. 무슨 역사적 ..
[웹진 ‘날 것’] 10호 이상한 여자 게으른 여자 – 달밤 대학교 때 들어간 동아리는 도시에서 집을 빼앗기거나 잃어버린 철거민, 홈리스와 연대하는 주거권 운동 동아리였다. 동아리 방이 무척 더러웠지만 나는 지저분한 환경에 어렵지 않게 적응했다. 어려웠던 건 운동권 특유의 거친 문화와 매주 목요일에 나가는 노숙인 현장 상담일 뿐 동아리실의 위생은 별 문제가 아니었다. 1년이 지나 다음해가 되자 신입생이 들어왔다. 두 명이었다. 사람이 잘 들지 않는 동아리에 신입생이 둘이나 왔다며 모두 기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나조차 2년 만에 생긴 회원이었다. 막 들어온 신입생 두 명이 동아리 방 상태를 보고는 지저분함에 기함하여, 날을 잡고 대청소를 해 놨다. 가보니 오래되어 녹슨 철제 캐비넷에 예쁜 시트지까지 붙어..
[웹진 '날것'] 9호 이해란, 원래 "시키는"게 아니라 "하는" 겁니다. - 희년 뒤척뒤척. 잠이 안 온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후우’ 심호흡을 한다. 그래도 나아지질 않는다. 일어나서 냉수 한 모금 들이킨다. 다시 잠을 청한다. 그래도 잠이 안 온다. 뒤척뒤척. 눈물이 난다. 자존심이 상해서 꾹 참았다. 눈물을 참으니 들이켰던 물이 역류한다. 침을 꼴깍 삼킨다. 심호흡을 한다. 진정이 안 된다. ‘악!’ 소리 지르면 일어났다. 선풍기를 강풍으로 켰다. 빨개진 얼굴과 마음을 식혀본다. 새벽2시이다. 교회 가려면 일찍 자야하는데. 걱정과 분노를 안고 다시 잠을 청했다. 겨우겨우 선잠을 잤다. 분노. 분노. 분노. 얼마 전에 내 감정을 격렬하게 지배했던 감정이다. 이 감정의 발단은 다음과 같다. ..
[웹진 '날것'] 8호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 - 폴짝 “내가 왜 엄마아빠한테 순종해야해. 모부는 자식이 순종해야할 대상이 아니야. 그러니까 나한테 순종을 강요하지 마.” 질풍노도와 같은 청소년기를 보낸 나는 모부와 늘 같은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모부는 대체적으로 허용적인 양육철학을 고수했지만 나와 갈등을 겪을 때면 순종하지 않는다며 나무랐다. 첫째니까 본이 되어야한다는 것이 순종을 요구하는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사실상 감정싸움, 힘겨루기에 가까웠다. 나는 순종하는 순간 모부와의 싸움에서 진다고 생각했고, 지금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 것들을 모부의 말대로 하지 않기 위해 몸부림쳤다. 그렇게 나에게 순종은 자유의 반대말. 강요와 억압, 수동의 의미로 해석되었다. 그래서 그럴까.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이후 줄곧..
[웹진 '날것'] 7호 아무것도 아닐 수 있었던 일 - 소네치카 겨우 이만큼의 힘듦 토할 것 같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속이 안 좋다. 마음이 안 좋아서일까, 몸이 안 좋아서일까. 알 수 없다. 소화기관마다 염증이 서너 개씩 있을 것 같다. 음식이 지나는 모든 곳이 아프다. 삶을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아프다. 어떤 날에는 행복한 순간을 떠올려도 울컥한다. 나는 병원에 가야한다. 내시경 검사를 받고, 의사의 처방대로 약을 복용해야한다. 의사의 조언대로 생활습관을 바꾸려 노력하는 것만으로 많이 나아질 거라는 걸 안다. 잘 살아가는 과정이란 것이 그렇다. 믿어도 좋을 타인에게 내 아픈 부분을 맡기고, 의견을 수렴해야한다. 나는 감히 #MeToo 운동의 물결에 내 아픈 기억을 맡기고 싶다. 감히, 라는 단어를 ..
[웹진 '날것'] 6호. 진정한 송구영신, 묵은해를 보내고 새날을 맞이하며 - 새말 코끝이 아릴 정도로 추웠던 것이 언제였냐는 듯이 어느덧 봄이 되었다. 새해를 맞이한 지 이미 몇 달이 지났지만 나에게 한 해의 시작은 봄으로 느껴진다. 시작하는 계절, 꽃 피는 계절, 새 학기, 새로운 사람들……. 겨우내 웅크려있던 꽃봉오리가 터져 나오는 계절, 숨죽인 채 고통 받았던 여성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말하지 못하고 마음 한편에 묵혀놓은 기억, 잊고 싶은 기억,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말하고 밝힌다. 잔인한 봄이 왔다. “미투 당할 수 있으니 여성과 말도 섞지 말아야지.”, “무고가 두렵다.”, “펜스 룰은 한국 페미니스트들이 자초한 거다.”, “미투 운동에 대항하는 펜스 룰”, “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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