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폭적인 사랑의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고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며 사순절을 지나고 있습니다. 예수는 삶을 통해, 그가 겪은 수난의 의미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예수는 성전에서 장사하는 이들의 상을 엎으시고, 가난하고 연약한 이들이 하나님께 나아오는 것을 차단한 불의한 권력에 분노하셨습니다. 또 고아와 과부, 사회에서 천대받는 여인들과 함께 하시며, 병자를 고치고 슬픈이를 위로하셨습니다. 약자를 위협하는 율법과 편견과 차별이, 더 이상 이들의 삶을 박살내기를 원치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는 우리 존재 모두가, 조건 없이, 하나님의 사랑 안에 있는 귀한 존재임을 알리고자 하셨습니다. 누군가 자기 삶의 존귀함으로부터 유리되어 있다면, 그들을 찾아 사회와 연결하고, 서로 보살피고 함께 살도록 가르치셨습니..

2019년 5월 31일, 2019서울퀴어문화축제 20주년 기념행사로 치뤄진 서울 핑크닷에서 믿는페미는 을 했습니다. 이 축복식을 널리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과, 여성주의 예배를 드릴 때 함께 부를 노래가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던 차에, 믿는페미가 2019년 10월 9일에 진행한 에 참석하신 작곡가 MK님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었어요. 믿는페미의 활동에 뭐라도 협력하고 싶다는 MK님의 귀한 마음을 덥썩 잡아 곡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축복식 예문을 기본으로 해서 작곡가님이 곡을 만들었는데, 여성들이 부르기에 부담되지 않을 안정적인 음역대를 고려했어요. 노래는 저희 멤버가 직접 불렀답니다. 메인 보컬 새말, 코러스는 달밤과 도라희년, 오스칼네 고양이가 했습니다. 노래 녹음과 믹싱, 서브 코러스까지 이..

한국사회 젠더폭력 해결과 그리스도인의 책임을 촉구하는 믿는페미 성명서 “내 반석이신 하나님께 말하기를 어찌하여 나를 잊으셨나이까 내가 어찌하여 원수의 압제로 말미암아 슬프게 다니나이까 하리로다 내 뼈를 찌르는 칼 같이 내 대적이 나를 비방하여 늘 내게 말하기를 네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 하도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나는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 (시편 42:9-11) 지난 한주 우리는 비통한 사건들을 목격하였다. 2020년 7월 6일 서울 고등법원 형사 20부 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판사는 아동 성착취물 웹사이트 ‘웰컴투비디오’를 운영한 손정우의 미국 송환을 불허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손정우..
[웹진 '날것'] 45호 외부 기고하나님은 낙태한 나를 “잘했다” 칭찬하셨다 여성A 임신이라니 두 줄. 소변이 닿자마자 임신테스트기에 선명한 두 줄이 떴습니다. 처음엔 상황 파악이 안 돼서 한참을 들여다 봤습니다. 두 줄 뜨면 임신이란 걸 모르지 않았지만 혹시나 내가 뭘 잘못 알고 있나 싶어 임신테스트기의 설명서도 다시 봤습니다. 임신이었습니다. 상황 파악이 되자마자 침착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사실 그동안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많이 했습니다. ‘내가 만약 임신을 한다면?’ 답은 ‘중단하자’였습니다. 저는 출산할 계획이 없습니다. 월세 원룸에 사는 1인 가구라 주거도 안정적이지 않고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소득도 안정적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제 학업과 일을 포기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습니다. 임신중단의 경..
[웹진 '날것'] 44호두 번의 장례식 - 오스칼네고양이 얼마 전 하루 만에 두 차례나 지인의 상이 났다. 아침에 서울의 동쪽 편에 있는 장례식장에 다녀오고, 저녁에는 서울의 서쪽 편에 있는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그날은 오가는 길에 괜스레 ‘죽음이라는 건 뭘까, 장례라는 건 뭘까’ 생각했다. 또 공교롭게도 두 차례 다 모친상이어서인지 ‘여자의 삶이란 무엇일까’하는 생각에까지 이르다가 장례식장에서 마주하게 되는 여성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곱씹고, 여전히 여성에게 불합리한 장례식 문화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여성에게 불합리한 문화는 빈소에 들어가기 전부터 시작한다. 고인의 가족 이름이 쭉 나열되어 있을 때, 왜 딸의 이름은 아들의 이름 뒤에 위치하는 것일까. 태어난 순서에 상관없이 무조건 아들의 이름..
[웹진 '날것'] 43호곁눈질 한 죽음. -폴짝 살아있는 것은 필연적으로 죽음과 맞닿아 있을 수밖에 없다. 어쩌면 그 둘은 너무 밀착되어 있어서 생(生)에 속한 사람들은 그 옆의 사(死)를 보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도 여전히 ‘나’의 죽음은 실감 나지 않는 것이지만, 종종 곁눈질로 죽음을 훔쳐볼 때가 있다. 이 글은 그 이야기들의 나열이다. # 교복 중학교 1학년 때인가 2학년 때인가, 다음 학년으로 올라갈 준비를 하는 겨울방학에 같은 반 친구가 한 명 죽었다. 가족들끼리 겨울 나들이를 다녀오다가 사고가 났는데 이 친구만 죽었다고 했다. 그때 처음으로 학생이 죽으면 장례 과정에서 그 학생이 다녔던 학교와 교실을 한 바퀴 돈다는 것을 알았다. 워낙 조용한 친구였고, 겨울방학이어서 반 임원이었던 ..
[웹진 '날것'] 42호 그 ‘죽음’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 -도라희년 2018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사람들은 2019년 새해를 맞이하기에 바쁘다. 이전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기 위해 각자가 의식을 치른다. 누군가는 새벽 일찍 출발해 산 문턱에서 해맞이를 하고, 누군가는 보신각에서 울리는 종소리를 듣고 소원을 빌기도 한다. 누군가는 교회에서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고 한 해 동안 나에게 주시는 말씀 카드를 뽑기도 한다. 저마다 각자의 방식대로 묵은해를 떠나보내고, 희망과 새로움이 가득한(것이라고 믿고 싶은) 해를 맞이한다. 어두움이 가고 빛을 맞이하는 시점이다. 죽음이 가고 생명이 오는 순간이다. 기독교 달력의 시작은 좀 다르다. ‘하나님께서 빛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시기’인 ‘대림(강림/대..
[웹진 '날것'] 41호살아간다, 죽어간다.-달밤 삶이 죽음과 반대말인 듯하지만 사실 살아가는 일은 죽어가는 일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줄곧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존재이지요. 타인의 죽음을 경험하거나 갑자기 발생하는 사고를 겪고 나면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 운명을 깨닫고 겸허해지곤 하지만 그때 뿐, 다시 영원히 살 것처럼 죽음을 잊게 됩니다. 죽어서 가는 하나님 나라를 상상하지 않은 지 한참이 되었습니다. 여행자처럼 하나님 뜻을 지키며 살다가 이다음에 죽으면 천국에서 영원히 살리라 하던 고백에 무심해졌달까요. 이다음이 아니라 지금 사는 여기에 임하는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게 된 후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내가 살고 우리가 사는 곳, 여기를 하나님 나라로 완성해야 한다는 사명에 ..
[웹진 '날것'] 40호 죽을 때 사람은 마른 나뭇가지 같아진다.-새말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그것이 멀게 느껴져서가 아니다. 죽음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것이고, 신체로 느끼는 것이며,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수월하지 않기 때문이다. 죽은 상태는 괜찮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죽음의 상태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나,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겪어야 한다는 걸 떠올리면 두렵다. 두려워서 생각하고 싶지 않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죽음과 가장 가깝게 있었을 때는 병원에서 일했을 때이다. 나는 호흡기내과 병동에서 1년간 간호사로 일했는데, 주요 환자는 폐렴, 폐암, 결핵, 기흉, COPD 등이었다. 연령대는 주로 70, 80대 할머니 할아버..
[웹진 '날것'] 39호 살아지는 삶, 살아있는 삶, 살아가는 삶 -쏘네치카 나는 죽고 싶었다. 내가 겪는 모든 어려움의 책임을 나 자신에게 물은 결과였다. 내 인생은 내거니까, 모두 내가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거울을 볼 때 갖는 감상의 출처가 되는 미의 기준부터 땀샘의 활발한 정도,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으며 살 것인가 정하는 모든 상황에 제약이 있다. 내 인생이 내 것이어도 자기가 더 잘 아는 양 구는 사람들 사이에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거울 속 나를 보는 미의 기준은 사람들이 내게 던지는 칭찬과 나쁜 말들이 뒤섞여 정해졌다. 나는 서비스직이다. 처음 보는 사람들도 내 외모에 대해 한마디씩 던질 수 있다. 그거 무슨 파마냐는 질문은 내 머리가 예쁘다는 뜻일 거다. 피곤한가보다는 말은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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