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날것'] 24호 성희롱에서 해방되기를 간구함달밤 안녕하세요, 달밤입니다. 어젯밤 워마드에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몸이 번쩍 뜨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워마드에 대한 견해는 차치하고라도, 음란물 유포 방조 때문에 체포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기 때문입니다. 너무 익숙하고 당연하게 우리 주위를 감싸고 있는 여성 성 상품화 문화들, 몰카 범죄에 고통받는 여성들과 그에 기생하는 어마어마한 산업이 동시에 떠올랐습니다. 여성들은 전시되고 소비되는 ‘대상’일 뿐 건방지게 타인의 몸을 희롱하거나 혐오할 수 없다는 견고한 메시지가 공권력의 움직임으로부터 들려오는 듯했습니다. 왜, 남성의 벗은 몸만이 음란물로 인정받는가, 왜 여성의 고통은 수사조차 되지 않는가. 답답..
[웹진 '날것']23호 몸, 그리고 나. -폴짝 그러니까 나는 한 번도 내 몸을 떠나본 적이 없다. 단 한 번도 무엇인가에 비치지 않은 나의 몸을 완전하게 응시한 적이 없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일까? 너무 당연해서 이상한 이야기일까? 나는 내 몸을 생각하거나, 몸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면 답답하다. 마치 어딘가에 갇혀있는 것 같은 답답함이다. 몸은 껍데기이고 그 안에 나의 영혼이나 생각이 다른 주체로 존재하는 것처럼 혹은 지금의 몸은 내가 선택하지 않고, 원하지 않았던 것처럼 느낀다. 나는 ‘몸과 영이 분리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몸과 영 중 무엇이 더 의미 있는가’와 같은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나는 그저 내가 나의 몸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그 무엇보다 ‘실..
[웹진 '날것']22호나의 몸을 읽어낸다는 것. -희년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사랑하기” 위의 명제는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하기 전과 후에도 꾸준히 들었던 문장이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몸을 사랑하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나의 몸을 읽어내는 사회적, 도덕적인 기준은 철저히 성별화된 언어이기 때문이다. 젠더화 된 언어로부터 자유로워져서 나의 몸을 읽어내기란 쉽지 않다. BMI(Body Mass Index)의 기준에 따르면 나는 ‘비만’ 여성이다. 살이 좀 빠지면 ‘과체중’여성일 뿐 ‘정상’ 체중의 범위에 들어간 적이 없다. 미용 체중은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BMI가 인정하는 정상 체중이 되고 싶어서 각종 다이어트 보조제를 섭취하고 운동을 했지만, 늘 요요와 함께 다시 원상복귀 될 뿐이었다. “..
[웹진 '날것']21호단 하나의 우월감-소네치카 마른 몸에 대한 욕망은 사방천지에서 밀려왔으니 딱 무엇을 집어 이것이 출처라고 말할 수 없다. 나는 그저 10살 때를 기억한다. 명절에만 집에 오는 삼촌이 내 다리를 가리켜 ‘저주받은 하체’라 표현했다. 내가 싫은 내색을 해도 소용없었다. 아빠의 폭력과 학업에 대한 좌절이 겹쳐 우울증에 허덕이던 18살 때를 기억한다. 학교도 자퇴하고서 집에만 있었던 그때, 술에 취해 집에 들어온 아빠가 내게 살이 쪘다며 헬스라도 다니라고 말했다. 이 말 때문만은 아니었겠지만, 그즈음 칼로리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칼로리를 섭취한 만큼의 숫자를 더하고 소모한 만큼의 숫자를 빼는 방식으로 일기를 썼다. 하루 목표 칼로리는 1500 정도였는데, 샤워 같은 일상적인 움직임도 소모..
[웹진 '날것']20호 아무 생각 없으면 좋다 - 쏘네치카 억지로 춤을 추다 보면 웃음이 피시식 터지고 까르르 웃게 되는 순간이 있다. 춤을 추는 것뿐만 아니라 아침에 몸을 일으키는 것과 그 몸을 움직여 밖으로 나가는 것, 어딘가로 향하는 것 등을 억지로 하며 살아간다. 춤을 추다 웃음이 터지듯이, 살아가며 하는 모든 일이 수월하게 느껴지길 기대했다. 아무것도 쉽지 않았다. 날씨가 좋아서 울컥하는 때가 있다. 어젯밤에는 딱 춥지 않을 만큼만 시원하게 바람이 불었다.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 새삼 감사하며 과연 내가 이 모든 것에 자격이 있는지 고민했다. 너무 많은 생각은 병적인 우울을 낳고, 병적인 우울은 또 너무너무 많은 생각을 낳는다. 이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그 안..
[웹진 '날것']19호 안녕하세요. 기독교인이고 BL 좋아합니다. 그럼 20000.- 새말 ‘나를 즐겁게 하는 것들’은 여러 가지이다. 사람 만나기, 노래하기, 연극하기, 새로운 무언가 배우기, 여행, 맛있는 음식, 술, 파티투나잇 등등. 하지만 하나를 진득하게 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10년 이상 꾸준하게 좋아한 일을 말해보라고 하면 두 가지 정도이다. 하나는 예수 만나기(오글) 그리고 또 하나는, 여기저기 말할만한 취미는 아니라 민망하지만, ‘BL 소설’ 읽기. 요즘은 많이 대중화되어서 BL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만, 아마 전혀 들어보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BL(boy’s love)은 남성과 남성의 사랑을 다룬 장르이다. 10대 소년들의 사랑을 그리는 장르라는 뜻으로 BL이라는 용어가 만들..
[웹진 ‘날것’]18호 연애가 제일 좋았어요. - 달밤 나를 즐겁게 하는 것. 웹진 ‘날것’의 주제가 한 텀을 돌고 나면 필진들이 모여 이번 글쓰기가 어땠는지 나누고, 다음 주제는 무엇으로 할지 의논하는 기획 회의를 합니다. 이번 주제는 ‘나를 즐겁게 하는 것’으로 정했는데요, 저는 무척 난감했습니다. 오래 지속하는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내세울 팬심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요. 고민하던 중 기시감이 들었습니다. 몇 년 전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을 때, 배구 경기를 보러 가거나 뮤지컬 공연을 즐기는 친구들에게 너희는 오래도록 지속한 취미가 있어서 좋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한 친구가 “그러게 달밤이 너는 20대 십 년간 뭐에 푹 빠져 지낸 거야?"하고 물었어요. 딱히 대답을 찾지 못하다가 무심코 뱉은..
[웹진 '날것']17호 즐겁지 않음에 관한 이야기 -폴짝 ‘나를 즐겁게 하는 것’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자고 의견이 모였을 때, 나에게 주어진 글감에 마음이 설렜다. 지금까지 써왔던 웹진 주제들이 때로는 무겁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외부의 무언가가 아니라 ‘내 안의’ 이야기는 좀 더 편안하게 펼쳐놓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들었다. 하지만 웬걸. ‘즐거움’이라는 말에서 마음이 콱 막혀버렸다. 즐거움이라는 감각을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사람처럼 즐거움이라는 말이 낯설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렇다. 나는 지금 즐겁지 않다. 즐겁지 않은 날들을 서성이고 있다. 과거의 기억은 조금씩 미화되고 왜곡되기 마련이지만 과거의 나는 꽤 즐거운 사람이었던 것 같다. 에너지 넘쳤고, 무엇이든 시작할 마음의 힘이 있..
[웹진 '날것'] 16호 섹스가 즐겁지 못한 이유 -오스칼네 고양네 나를 즐겁게 하는 것. 우등 고속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일, 함께 사는 고양이들이 내 팔을 베고 자는 모습을 보는 일, 구글 지도로 가고 싶은 곳을 염탐하는 일, 파트너와의 아침 산책, 파트너와의 섹스, 카페에 앉아 수첩에 메모를 끄적이는일, 보드게임, 친구가 집에 놀러오는 것, 토론, 설거지를 해서 싱크대가 정리되는 모습을 보는 것, 한겨울의 온천, 책의 첫 10페이지, 아빠와의 수다, 낯선 곳에서 길 찾아가기 등. 즐겁고 재미난 일들 참 많지만 이 중 섹스에 대해 얘기를 좀 해볼까. 섹스가 재밌다. 그런데 누구나 섹스를 재미있어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언젠가 깨닫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곳곳에서 들어본 “남자가 여자보다 섹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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