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날 것’] 35호_ It’s me . -폴짝 “이름은 하나지만 별명을 여러 개” 라는 동요처럼 나도 여러 별명으로 불렸다. 내가 '부'에게 받은 성이 '남'인 덕에 어린 시절 내 별명은 남자, 남대문 같은 '남'이 들어가는 모든 것이었다. 이런 유치한 별명 말고도 나는 보노보노, 잠만보, 나몌(내 이름을 빠르게 발음하면 이런 발음이 된다고 한다.)와 같은 별명들로 불렸다.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신박했던 별명은 '난(難)'폴짝이었다. 동아리방에 친구들과 앉아있었는데 친구 중 한명이 이야기했다. “폴짝은 남폴짝이 아니라 난폴짝이야. 얘는 이해를 못 하겠어.” 이전의 별명들은 내가 닮았거나, 내가 부에게 받은 성씨에 관한 것이었는데 난데없이 ‘이해하기 어려운 인간’이라는 별명이 생겨버렸다. 그 ..
[웹진 '날것'] 34호 . PPT PRINCESS - 쏘네치카 스무 살이 되자마자 청소년 복음캠프의 스태프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내 자리는 스크린에 PPT를 전송하는 노트북 앞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그 자리에 앉았다. 복음캠프 포스터를 본뜬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템플릿 위에 예배 인도자가 알려준 콘티대로 내용을 작성했다. 예배가 시작되면 순서에 따라 PPT를 넘기는 게 내 일이었다. 나는 그 쉬운 일들 위에 쉬운 일 한 가지를 더 했다. 순서와 순서 사이마다 캠프 책임자들이 안내한 것들에 내 말을 몇마디 덧붙여 화면에 띄워두는 것이었다. “쉬는 시간은 30분까지입니다. 모두 화장실에 다녀오세요. 안 마려워도 가면 나옵니다...” 그럼 이제 막 얼굴을 알게 된 동생들이 다가와서 한 번씩 웃으며 칭찬이나 ..
[웹진 '날것'] 33호 인싸 중의 인싸, 핵인싸 - 도라희년 “인싸 중의 인싸, 핵인싸” - 도라희년 이번 웹진 주제가 “인싸아싸”이다. 나는 ‘인싸’와 ‘’아싸’ 중에 어떤 것을 지향하고 어떤 유형에 속하는 사람일까? 답은 간단했다. 나는 인싸 중의 인싸, “핵인싸”를 지향하는, 내가 속한 공동체 안에서 인정받고, 중심에 서 있고 싶은 사람이었다. 핵인싸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던가! 정말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를 거듭했고 나와 상대방이 만족한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이를 악물고 했다. 그래서 난 내 인생에서 아웃사이더가 된 경험이 거의 없다. 이제부터 좀 재수 없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재수 없는, 배가 불러서 하는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사실 난 핵인싸가 되지 않으면 큰일 나는..
[웹진 '날것'] 32호_ "딸아, 네가 나를 괴롭히는구나" (믿는페미 '짖는 수련회' 설교문) - 오스칼네 고양이 사사기 11장 30-40절 (새번역) 30. 그 때에 입다가 주님께 서원하였다. “하나님이 암몬 자손을 내 손에 넘겨 주신다면, 31. 내가 암몬 자손을 이기고 무사히 돌아올 때에, 누구든지 내 집 문에서 먼저 나를 맞으러 나오는 그 사람은 주님의 것이 될 것입니다. 내가 번제물로 그를 드리겠습니다.” 32. 그런 다음에 입다는 암몬 자손에게 건너가서, 그들과 싸웠다. 주님께서 그들을 입다의 손에 넘겨 주시니, 그는 아로엘에서 민닛까지 스무 성읍을 쳐부수고, 아벨그라밈까지 크게 무찔렀다. 그리하여 암몬 자손은 이스라엘 자손 앞에 항복하고 말았다. 34. 입다가 미스바에 있는 자기 집으로 돌..
[웹진 '날것'] 31호 제 일기장 보여드릴까요?- 새말 ■ 간략한 타임라인 - 2016.3.1.~2017.3.31. 병원 간호사 - 2017.4.1.~2018.3.18. 무직 - 2018.3.19.~현재 : 비영리단체 계약직(12월 계약 기간 끝) 2016.3.2. 첫 출근. 감사하게도 착한 프리셉터 선생님. 엄청나게 떨었다. 2016.3.14. 기독교동아리 개강예배에 갔다. 예배드릴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일상을 살면서 하나님 나라를 바라볼 수 있을까? 마라나타. 주님을 계속 기다리면서 일상을 살아낼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인지, 나의 부르심은 무엇인지. 눈물이 많이 났다. 많은 위로를 받았다. 내일 데이 근무를 생각하면 우울하지만, 행복한 오늘! 2016.4.1. 독립이 얼마 안 ..
[웹진 '날것'] 30호 서비스 테이블에 비춘 무지개 -소네치카 알바랑 직원이랑 뭐가 달라요? 소네치카의 직업은 바리스타, 매장직, 서비스직 등으로 줄여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늘 “카페에서 일해요.”라고 말한다. 커피와 서비스직 그 사이의 어딘가에 그 직업의 전문성이 있으며, 매장직이라고 말하기엔 카페라는 공간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소네치카의 소개를 듣고 “카페 알바 하시는구나.”라고 말한다. 소네치카는 알바생이 아니다. 그래서 “직원이에요.”라고 다시 말한다. “아 직원이시구나.”하고 넘어가면 너무 완벽한 상황이다. 사람들은 가끔, 사실은 자주 “알바랑 직원이랑 뭐가 달라요?”라고 묻는다. 소네치카는 그 카페의 모든 직원을 상대로 진행되는 교육과 진급 시험, 교대로 오픈 마감 업무를 책임지고..
[웹진 '날것'] 29호난 이거 할래- 달밤 한 번 썼던 기억이 있지만, 신학교에 가겠다고 했을 때 내가 들은 말은 “안 어울리는데”, “수녀 같은 언니, 잘 어울린다!”, “좋은 목사님을 만나 사모님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였다. 저 세 가지 반응에 대응하는 이미지는 각각 어떤 것이었을까. 당차고 무게감 있는 남자 부흥사를 떠올렸을 수도 있고, 수녀 같은(나는 가톨릭계 미션스쿨에서 공부했다) 신실한 이미지를 떠올렸을 수도 있고, 사모는 어떤 이미지인지 모르겠지만 여튼.. 있고. 고등학교 때까지 나에게 대학과 전공선택이란 너무 뜬구름 같아서, 과학을 공부하겠다고 이과에 들었다가 수능은 문과로 보고 대학선택은 그 이후에 했다. 부모님이 서원하고 평생을 기도하며 준비해서 신학교에 입학한 사람과는 전혀 ..
웹진 ‘날것’ 28호 정직한 절망-폴짝 “마지막으로 여쭤볼게요. 혹시 ……. 화가 많으시거나 그러지는 않으시죠?” 최근 본 대학교 교육 조교 면접의 마지막 질문이다. 나는 이 질문을 받고 몇 초간 고민한 후 대답했다. “그럼요. 화가 많거나 욱하거나 하지 않아요. 다시 좋은 인연으로 다시 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면접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마음이 찜찜했다. 면접을 진행한 조교가 ‘혹시 화가 많으시거나 그러지는 않으시죠?’ 앞에 ‘~처럼’이라고 흘려 이야기해서 제대로 못 들은 부분이 ‘페미니스트들처럼’ 인 것 같아서 그랬을까. 아니면 사실은 화가 많은데 먹고 살기 위해서 화가 없는 척할 수밖에 없어서 그랬을까. 찜찜한 이유를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었지만,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적게나마 생활비..
[웹진 '날것'] 27호 도레미파솔라시도시라솔파미레도.- 희년 “레솔시, 레솔시, 기억하자! 이건 G코드야” “쾅쾅쾅 쾅쾅쾅(하얀건반 치는 소리)” “Ab이랑 Eb코드 바로 이어질 때는 이렇게 쳐야지. 광광광 (검은건반 치는소리)” “왜 이렇게 손가락이 안 찢어지는 거야?” 매일매일, 적으면 몇 분, 많으면 1시간 정도 피아노 연습을 한다. 나는 피아노 학원을 제대로 다닌 적이 없다. 초등학교 저학년 이전에 다닌 기억이 나는데, 그때 “나비야” “학교 종이 땡땡땡” 만 치고 그만뒀다. 아마 피아노 실력을 늘리기 위해 학원에 다닌 것이 아니라, 방과 후에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엄마가 일하는 동안 맡길 곳이 피아노 학원밖에 없기에 어쩔 수 없이 다녔던 거 같다. 그리고 20살에 신학대에 들어갔고, 교회에서..
[웹진 '날것'] 26호 이제 그만 아프고 싶다. -오스칼네고양이 직장에 다니니 ‘종합건강검진’을 받을 일이 종종 생긴다. 돈은 좀 들지만 평소에 무심했던 내 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이 들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귀찮다 여기지 않고 열심히 검사를 받으려 한다. 그러다 보면 보통 2년에 한 번꼴로 검진을 받게 된다. 이전의 결과표와 비교해서 내 몸 상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혹은 변함이 없는지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더불어 검사용 의료장비들의 진화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의료장비의 진화는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하여 이루어지겠지만, 검사를 받는 내 입장에서는 그것이 이전 것과 비교하여 얼마나 나를 ‘덜 아프게’, ‘덜 불쾌하게’ 하는지가 중요하다. 가장 최근에 건강검진 받은 게 작년 이맘때쯤이었는..
- 여성주의
- 교회내성폭력
- 예수
- 여성혐오범죄
- 문대식
- 믿는페미
- 교회를부탁해
- 날것
- 문대식목사
- 기독교페미
- 달밤
- 미니웹진
- 강남역
- 하나님
- transrightsarehumanrights
- 짓는예배
- 여성혐오
- 차별금지법
- 성서한국
- 교회여성
- 페미니즘
- 기독교
- 여성
- 교회
- 여성주의예배
- 믿는페미팟캐스트
-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 신앙
- 페미니스트
- 목사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