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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3일 목요일 오후 2시, 믿는페미가 성서한국 전국대회 사회선교 박람회 시간에 

"세상을 바꿀 페미니즘 : 하나님이 페미를 이처럼 사랑하사"를 진행했습니다. 

사전 신청이 3명 뿐이어서 동그랗게 둘려앉아 얘기를 나누려고 책상을 뒤로 밀고 앞쪽에 의자를 배치했는데, 2시가 되니 슈루루룩 많이 들어오셔서 60명의 인원이 강의실을 가득 채웠습니다. 급하게 옆 강의실에서 의자를 옮겨오고 20분 이후부터는 마감을 하는 사태가 발생. 뜨학. 

두시간 전부터 셋팅하느라(이 단계에서 이미 기력이 소진;;) 애먹었던 멀티미디어가 시작과 동시에 오작동 하는 바람에 10분을 더 날렸지요. 너무 아쉽습니다. 역시 재부팅의 요정에게 손을 내밀 수 밖에 없었지만 야속한 윈도우 업데이트(인간적으로 이러지 맙시다ㅠㅠ). 

준비한 PPT를 활용하지 못하고 믿는페미 활동을 발표한 더께더께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으히. 발표가 거의 마칠 즈음 복구가 되었어요. 다행히 영상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 공동체상영을 의뢰한 교회언니들(2016. 박지원, 성임은)을 보았고요, 백소영 교수님과 더께더께님이 패널로, 달밤이 사회를 보며 이야기를 진행했습니다. 

첫번째 주제는 교회 내 외모지적! 뉴스앤조이 설문조사에서도 교회 내 여성혐오를 경험하는 가장 많은 사례로 외모, 복장, 나이를 언급하는 문화가 꼽혔지요. 먼저 더께더께님의 경험을 나누고, 이에 대해 백소영 교수님이 코멘트를 한 뒤 참석자들의 자유로운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선교단체 활동을 하면서 치마길이가 꼭 발목까지 와야하며, 무릎을 덮는 치마를 입어도 지적을 받는다고 분통을 터트리던 참석자가 아주 인상깊어요(발언 감사해요!). 남성인데, 뚱뚱하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반년 가까이 괴롭힘을 당해서 너무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나눈 분도 있었어요. 우리 사회가 '날씬 몸 - 바람직한 몸' '뚱뚱한 몸 - 나쁜 몸'이라는 공식으로 상대를 판별하며 차별하고 있다는 걸 엄숙하게 반성하고 바꿔가야 하겠어요.  

지난 <살아남아, 다시 붙인다> 강남역 여성혐오범죄 희생자 1주기 추모예배 때 참석한 뒤 소회를 곡으로 만들어 공연해주신 길가는밴드 장현호님께 감사드려요. 뉴스앤조이에서 제공해주신 예배 영상을 함께 보고 장현호님의 <우리는 마침내 서로의 용기가 되어>를 들었습니다.  

이후에는 교회 안에서 여성의 직분이 제한적인 문제에 대해 얘기 나눴어요. 리더가 되더라도 돌봄 노동으로 역할이 제한되거나, 남자는 장로, 여자는 권사만 할 수 있고 여성 목사안수가 제한되는 등에 관한 얘기였지요. 50대 60대 교회여성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을 때 얘기를 들려주신 백소영 교수님 에피소드도 재미있었어요. 교회 공간을 그림으로 그리며 내가 편하게 생각하고 주로 활동하는 공간을 표시해보자고 하니 주로 주방이나 안내자리 등을 표시했어요. 그리고는 내가 주로 있고싶은 공간을 체크해보라고 하니 "내가 있고싶은 공간을 내가 결정할 수가 있어? 어후 이거 너무 떨려." 하며 그 자체만으로도 설레어했다는 거죠. "나는 사실 재정부에 들어가서 우리 재정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보고싶다" 거나 다른 역할을 해보고싶다는 이야기들이 나왔다고 해요. 이렇게 성별에 따라 교회안에서 주로 거하는 공간이 정해지고 역할이 고정된다는 거, 우리가 자꾸 서늘하게 느끼고 이상하게 여기며 바꿔가야 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희망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얘기했는데요. 더께더께님은 믿는페미에서 하고 있는 책모임이 많은 힘이 되었다고 주위 친구들과 이 주제를 이야기하고, 책을 읽으며 토론하는 시도를 해보면 좋겠다고 얘기했어요. 백소영교수님은 가부장제의 언어는 5천년의 역사와 힘을 가지고 있고 우리의 언어는 이제야 시작했으니 우리 기죽지 말고 용기 잃지 말고 우리의 언어를 자꾸만 발화하자고 했어요. 

이 말씀에 힘입어 믿는페미는 교회 안과 밖에 숨어있는 믿는페미들을 만나고 함께 얘기 나누기 위해 자꾸 만남의 자리를 만들고 집담회를 기획해야겠다고 생각했답니다(하반기에 기획해보겠어요!). 두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정말정말 아쉬웠는데요. 이번이 끝이 아니니, 앞으로 믿는페미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시면서 망설이지 말고 팍팍 참여해주세요. 좋은 기회를 허락해주신 성서한국과 참여해주신 여러분, 그리고 함께해주신 백소영 교수님, 성서한국 자봉 스텝분(이름을 못 적었어요ㅠㅠ), 스텝으로 애쓴 이동환님, 장현호님, 뉴스앤조이, 서울시여성가족재단 공동체팀, 성서한국 송지훈 간사님께 감사드립니다. 




* 그 외 다양한 경험을 나눠주신 발언자 분들께 많이 많이 감사드려요!!! 여성들이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지 몰랐다며 오늘 정말 은혜받았다고 반복해서 발언하신 참가자분이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ㅎㅎ 앞으로 믿는페미 운동에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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