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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페미니즘은 무엇일까?

나에게 페미니스트라는 말은 까끌하게 목에 걸려 쉽게 삼켜지지 않기도하고

때로는 저 아래 깊은 곳에서 부글부들 올라와 입술 언저리를 멤돌기도한다. 

그럼에도 페미니스트 라는 정체성은 나날이 깊게 새겨지고있음은 분명하다.


나는 언제 페미니스트가 되었던걸까? 

교회동생이 sns에 교회내 성차별과 여성혐오의 경험을 이야기했지만 모두가 묵묵부답이었을 때? 

선교단체 시절 할말은 해야하고 앞에나서는걸 좋아해서 '참자매'의 범주에 들지못함을 깨달았을 때? 

아니면 '엄마는 왜 우리 집 거실에서도 다리를 모으고 앉으라고하는거지?'라는 질문이 생겼을 때? 

그도 아니라면 하나님이 아담의 갈비뼈로 하와를 만들었다고 기록되었을때?

나는 그 때부터 페미니스트가 될 운명이었던걸까? 


'언제부터지'를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명백하고 명확하게 여자는 왜? 여자인게 어때서? 라고 질문하게하는 '그 때' 가 참 많았다. 

그리고 그렇게 나의 경험과 이야기들이 쌓여 나는 페미니스트가 되었다. 

아니, 페미니스트가 될 수 밖에 없었고 

페미니스트가 아니고서는 살아갈 수 없었다. 


나에게도  페미니즘이라는 것, 페미니스트로 살아간다는 것은 스스로 페미니스트로 불리기를 원하는 지금에도 불편하고 어렵다. 

나 스스로를 끊임없이 돌아보게하고, 어제까지만해도 아무렇지 않던 사람들, 상황들, 농담들이 몸사리치게 불편하고 폭력적으로 느껴져 낯선 세계로 발을 디딘 것 같은 혼란과 생경함으로 다가오기도한다.


그럼에도 누군가 나에게 페미니즘이, 페미니스트가 뭐냐고 묻는다면 

여자 일베도 아니고, 메갈도 아니고, 남자랑 싸우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라고 

그저 '나로 살아가기위해 질문을 던지는 것' 그리고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사람들' 이라고 대답하겠다. 


네가 왜 너로 살지못하면 누가 너로 살겠냐고 묻는다면 

스스로 사람들과 사회의 기대와 욕망에 기대어 살아왔고, 그게 나인줄 알았다고 고백하겠다. 

그건 결단코 내가 아니였다고 이야기하겠다. 

그리고 이제야, 아니 이제서라도 

나로 살아가겠다고 나에게, 사람들에게, 사회에 선언하겠다.


* 믿는페미 책모임 [페미니스트 모먼트] 편에서 나눈 '나의 페미니스트 모먼트'를 웹진으로 공유합니다.

by. 폴짝 

믿는페미 책모임 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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