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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7일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반대의 날' 입니다. 믿는페미가 함께 연대하는 무지개예수에서 공동행동 기자회견에서 하신 발언을 공유해주셨네요.

오늘 저희 무지개예수는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 기자회견'에 함께하였습니다. 무지개예수 발언 내용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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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무지개예수'는 성소수자 그리스도인 및 성소수자와 함께하고자 하는 그리스도인 모임으로서, 성소수자 인권이 교계 안팎의 다양한 영역에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며 연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저희는 IDAHOT 데이를 맞아서 하나님과 예수를 믿는 사람의 이름으로 차별 철폐를 외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아왔습니다.

우리는 교회의 구성원으로서, 지금까지 우리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그릇되게 행해온 것을 반성하고 규탄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공평하신 하나님' 서사에는 무척이나 익숙하지만, 그 공평의 관점을 타인들에게 적용하는 데는 항상 게을렀습니다. 공평과 정의, 그리고 사랑을 이야기해야 할 교회가, 사회에 넘쳐나는 차별과 혐오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것들을 옹호하고 강화하는 데에 노력해왔습니다.

성경은 갈라디아서에서 "유다인이나 그리스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아무런 차별이 없"다고, 더 이상 그러한 분리에 의미가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기독교인과 타종교인 및 비종교인을 분리시켜 기독교를 이익집단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그 안에서도 사분오열하여 저마다의 이익을 주장합니다. 사회적 약자들을 사회로부터 분리시켜 현대식 계급사회를 유지시키는 데에 별 문제를 느끼지 않습니다. 교회 안팎의 다양한 성차별을 합리화하고 강화하는 데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특별히 주류 기독교인들은 성소수자들을 철저하게 타자화하여 성소수자들이 자신들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처럼 여기고, 성소수자 그리스도인들을 교회에서 배제하고, 성소수자들의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을 멋대로 죄악시하고, 그 모든 혐오와 차별을 정당화하기 위해 성경을 남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양태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교회는 과거로부터 이익집단으로서 자신의 이익을 주장하고, 그 시대의 권력집단에 결탁하고, 소수자들에 대한 기득권의 차별과 혐오를 수호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그리고 독재정권 및 군사정권 시대에 지배 권력에 결탁한 교회가 그러했고, 많은 여성들에게 마녀라는 누명을 씌워 잔인하게 살해하고 재산을 강탈했던 마녀사냥 시대의 교회가 그러했으며, 노예제도와 백인우월주의를 교리적, 문화적으로 옹호하던 교회가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것들이 예수의 뜻이 아닌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당대의 약자요 배척받는 이들이었던 아이들과 여성들, 병든 이들, 가난한 이들, 사마리아인, 세리, 성노동자들과 함께하기를 주저하지 않으셨으며, 교회와 사회의 잘못된 구조와 권력구도를 비판하고 뒤집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셨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예수를 닮아서 사회의 차별에 맞서고 혐오를 사랑으로 이기는 일에 적극 함께하겠습니다. 특별히 우리의 교회가 성소수자 그리스도인들도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함께 교회를 이루어가는 주체임을 인정하고, 교회 안팎의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을 거부하고 저항하는 교회, 즉 무지개교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 땅의 많은 교회들이 이러한 무지개교회로 동참해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덧붙여, 한국 교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고, 군형법 92조의 6 폐지에 반대하고, 동성혼 법제화에 반대하며 이를 위해 정치권을 압박해온 것이 예수의 뜻에 위배된다고 단호하게 선언합니다. 우리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합니다. 군형법 92조의 6 폐지를 촉구하며,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구속되신 군인분의 조속한 석방 및 무죄판결을 촉구합니다. 동성혼 법제화를 촉구하며 다양한 가족구성권 보장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아직도 많은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전환치료의 근절을 촉구합니다.

다양한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이 있는 그대로 존중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인권을 위한 길이며, 바로 우리가 꿈꾸는 하나님 나라의 한 모습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이를 위해서 함께 행동하겠습니다.

[무지개예수] - 기장 섬돌향린교회, 기장 향린교회, 도심 속 수도원 '신비와저항', 믿는페미, 로뎀나무그늘교회, 성공회 길찾는교회, 성공회 용산해방촌나눔의집, 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성평등과 정의 분과, 성소수자 배제와 혐오 확산을 염려하는 감리교 평신도 및 목회자 모임, 열린문메트로폴리탄공동체교회ODMCC,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 연대, 총신대학교 성소수자 인권모임 깡총깡총, 혁명기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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